요지: 형법 제305조 제2항에 따르면 19세 이상인 사람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하면, 상대가 동의했더라도 강간·강제추행 등의 예에 따라 처벌됩니다. 다만 상대의 연령은 범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소이므로, 행위자가 상대가 16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확정적으로도, 미필적으로도 인식하지 못했다면 형법 제13조에 따라 고의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쟁점은 상대가 "성인"이라고 말했는지 하나가 아니라, 만남 전후의 대화·외모·생활 정보를 모두 놓고 보았을 때 행위자가 16세 미만일 가능성을 알면서 받아들였는지입니다.
이 글은 특정 판결 한 건을 소개하는 글이 아닙니다. 법률 조문과 형사법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고의 법리를 바탕으로, 연령 인식이 다투어지는 국면의 판단 구조를 정리한 글입니다. 실제 사건의 결론은 개별 증거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반 정보로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쟁점: "성인이라고 들었다"는 사정은 어디까지 고려됩니까
이 글이 상정하는 독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만남 애플리케이션에서 스스로 스무 살이라고 소개한 상대를 만나 합의하여 관계를 가졌는데, 뒤에 상대가 만 15세라는 사실이 드러나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를 받은 성인과 그 가족입니다. 이런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몰랐다면 처벌받지 않는가", 그리고 "몰랐다는 사실은 무엇으로 판단되는가"입니다.
연령 인식을 다룬 기존 글들은 주로 법령마다 연령 기준이 어떻게 다른지를 개관했습니다. 이 글은 범위를 좁혀 두 가지에 답합니다. 첫째, 상대의 실제 연령대에 따라 어떤 조문이 문제 되고 인식의 대상이 무엇으로 달라지는지입니다. 둘째, 인식 여부를 판단할 때 어떤 사실관계가 검토되고 당사자는 무엇을 정리해 두어야 하는지입니다.
제305조 제2항이 문제 되는 국면에서는 상대의 동의가 있었는지가 판단의 중심이 아닙니다. 이 조항은 동의가 있더라도 처벌하도록 정한 규정이므로, 다툼은 주로 두 가지 요건으로 모입니다. 하나는 행위 당시 행위자가 19세 이상이었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행위자가 상대가 16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인식했는지입니다. 앞의 요건은 생년월일로 바로 확인되므로, 실제 사건에서 다툼의 대부분은 뒤의 인식 요건에서 생깁니다.
판단의 근거: 조문, 고의 법리, 적용 시점
형법 제13조는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제305조 제2항에서는 상대가 13세 이상 16세 미만이라는 사실이 성립요소이므로 행위자에게 그 연령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이때 인식은 확정적일 필요가 없으며, 상대가 16세 미만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면서도 이를 받아들인 미필적 인식으로도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고의가 있었다는 점은 원칙적으로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조문 원문과 개정 연혁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형법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검색하여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필적 인식이 어떤 국면에서 검토되는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행위자가 대화 도중 상대가 중학생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더 묻지 않고 만남을 이어 갔다면, 성인이라는 소개를 믿었다는 주장만으로 인식이 부정되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상대가 일관되게 성인으로 행동했고 의심할 계기가 될 만한 말이나 사정이 드러나지 않았다면, 그 사정은 인식이 없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어느 쪽이든 판단은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이루어지며, 사후에 알게 된 사실이 그 자체로 당시의 인식을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적용 시점도 확인해야 합니다. 형법 제305조 제2항은 2020년 5월 19일 개정으로 신설되어 그날부터 시행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동의가 있는 경우 처벌되는 연령 상한이 13세 미만이었습니다. 형벌법규는 소급하여 적용하지 않으므로 행위가 시행일 이전이라면 이 조항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형법은 법무부 소관 법률이므로 개정 취지와 관련 설명 자료는 해당 부처의 공개 자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상대의 실제 연령대에 따라 문제 되는 조문의 구조는 다음과 같이 달라집니다.
- 13세 미만: 형법 제305조 제1항이 적용되며 행위자의 연령이나 동의 여부를 묻지 않습니다. 인식의 대상은 상대가 13세 미만이라는 사실입니다.
- 13세 이상 16세 미만: 행위자가 19세 이상일 때 제305조 제2항이 적용됩니다. 인식의 대상은 상대가 16세 미만이라는 사실입니다.
- 16세 이상 19세 미만: 동의가 있는 간음 그 자체는 제305조의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대가를 주고받았거나 폭행·협박, 위계·위력이 있었다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별도 조문이 검토됩니다.
연령을 계산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형법 제305조는 만 나이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반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19세 미만인 사람을 아동·청소년으로 보되,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합니다. 같은 상대라도 어느 조문이 문제 되느냐에 따라 기준 날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 나이는 생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므로, 행위가 상대의 생일 직전인지 직후인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갈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가 만 16세 생일을 앞둔 시기였다면 생일 이전의 행위와 이후의 행위가 서로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만남이 여러 차례였다면 행위마다 날짜를 특정하여 그날의 만 나이를 따로 계산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실무상 의미: 인식 여부는 어떤 사실로 검토됩니까
인식은 마음속 상태이므로 결국 정황으로 판단됩니다. 상대가 프로필이나 대화에서 성인이라고 밝혔다는 사정은 인식을 부정하는 쪽의 자료가 됩니다. 그러나 같은 대화에서 학년, 학교, 중간고사, 담임교사, 부모의 귀가 시간 통제 같은 이야기가 나왔다면, 행위자가 16세 미만일 가능성을 알 수 있었다는 쪽의 자료로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직접 만났을 때의 외모와 복장, 만난 시간대와 장소, 상대가 숙박시설 출입이나 주류 구매를 꺼린 사정도 같은 방식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이를 물었고 성인이라는 답을 들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결론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답을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 반대로 의심할 만한 신호가 있었는데도 확인하지 않았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수사 단계에서 진술하기 전에 다음 자료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두면 사실관계를 정확히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처음 연락한 경로와 날짜, 상대 프로필에 적힌 나이와 소개 문구를 정리합니다. 화면을 갈무리할 수 있다면 캡처 일시가 드러나도록 보관합니다.
- 나이, 학교, 직업, 생활에 관한 대화가 나온 부분을 원본 그대로 보존합니다. 불리해 보이는 부분도 지우지 않고 전체 맥락을 남겨 둡니다.
- 만난 횟수, 날짜, 시간대, 장소를 정리하고 각 만남에서 상대가 한 말과 보인 행동을 기억나는 범위에서 기록해 둡니다.
- 신분증이나 다른 방법으로 연령을 확인하려 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정리해 둡니다.
- 행위 날짜가 2020년 5월 19일 전후 중 언제인지, 상대의 생년월일 기준 만 나이가 그 날짜에 몇 세였는지를 계산해 둡니다.
이 자료들은 개별 메시지 하나가 아니라 전체 흐름 속에서 평가됩니다. 예컨대 프로필에는 스무 살로 적혀 있었으나 대화 중 학교 행사나 시험 일정이 반복해서 언급되었다면, 앞의 사정과 뒤의 사정이 함께 저울질됩니다. 따라서 자료를 정리할 때는 유리한 부분만 골라내기보다 시간 순서에 따라 전체를 배열하고, 각 시점에 행위자가 상대의 나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지를 함께 적어 두는 편이 진술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유의점: 인식이 부정되더라도 남는 문제
무엇보다 사건이 알려진 뒤 상대방이나 그 보호자에게 연락하여 진술을 맞추려 하거나 대화 기록을 삭제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행동은 증거인멸을 의심받을 사정이 될 수 있고,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도 별도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가족이 당사자를 대신하여 연락하는 경우에도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연령 인식을 다투려는 경우라도 자료를 원본 그대로 보존하고, 진술은 변호인과 상의한 뒤 일관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제305조 제2항의 고의가 부정되더라도 다른 죄의 성립 여부는 따로 검토됩니다. 대가를 주고받았다면 상대가 19세 미만이라는 인식을 전제로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수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촬영물이 있다면 그 제작·소지 문제도 별도로 판단됩니다. 상대가 16세 미만인 줄은 몰랐더라도 18세라는 것은 알았다면 문제 되는 조문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상대의 실제 나이를 알게 된 시점도 구분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성인이라고 믿었더라도 도중에 16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만남과 관계를 이어 갔다면, 그 이후의 행위는 인식이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인식 여부는 사건 전체에 대해 한 번에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행위마다 따로 검토된다는 점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형벌과 별도로 신상정보 등록, 공개·고지명령, 취업제한 같은 부수처분이 따를 수 있습니다. 확정 이후의 제출의무와 기간에 관한 정리는 더 리걸 다이제스트에 실린 관련 해설에서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특정 사건의 결과를 예측하거나 보장하지 않으며, 구체적인 대응은 사실관계를 검토한 변호인과 상의하여 정하는 것이 적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