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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가 친권자일 때 친권 없는 부모·조부모도 할 수 있는 고소와 친권 청구

요지: 아이에게 피해를 준 사람이 친권자라면, 이혼 뒤 친권이 없는 부모나 조부모도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해자의 친족으로서 가해 친권자의 동의나 대리 없이 독립하여 고소할 수 있습니다. 친권 없는 가족이 직접 할 수 있는 것은 고소와 가정법원에 내는 친권 상실·정지·변경 청구이고, 임시조치·피해아동보호명령은 수사기관·지방자치단체·피해아동의 변호사를 통해 요청합니다. 다만 절차마다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이 다르므로, 각 절차를 누가 직접 신청할 수 있는지 먼저 나누어 봅니다.

쟁점: 가해자가 법정대리인일 때 아이를 대신할 사람

미성년 자녀의 법률행위와 소송행위는 원칙적으로 친권자가 법정대리인으로서 대신합니다. 그래서 고소, 변호사 선임, 각종 지원 신청도 보통 친권자의 이름으로 진행됩니다. 그런데 학대나 성범죄의 가해자로 의심되는 사람이 바로 그 친권자라면, 아이를 대신하여 절차를 밟을 사람이 사실상 없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친권이 없는 다른 가족이 법적으로 나설 수 있는지가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협의이혼으로 아버지가 단독 친권자이자 양육자로 정해졌고, 어머니는 면접교섭만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면접교섭 날 아이 몸에서 멍을 보았고, 아이가 집에서 맞았다는 취지로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어머니가 궁금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친권자가 아닌데도 고소할 수 있는지, 아이를 위한 변호사를 붙일 수 있는지, 아이를 가해 친권자에게서 떼어 놓을 수 있는지입니다.

위 사례의 어머니는 법정대리인이 아닌 친족이고, 가해 의심인은 현재 법정대리인인 단독친권자입니다. 따라서 아래에서 설명하는 친족의 고소와 친족의 청구 규정이 적용되는 구조입니다.

판단의 근거: 고소권과 청구권은 법률이 따로 정합니다

고소권은 형사소송법이 단계별로 정하고 있습니다. 제225조에 따라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은 독립하여 고소할 수 있습니다. 제226조는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이 피의자이거나 법정대리인의 친족이 피의자인 경우 피해자의 친족이 독립하여 고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위 사례의 어머니는 친권자가 아니지만 아이의 친족이므로 이 조항에 따라 고소할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 사건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의 고소 특례 조항도 같은 취지로 친족의 고소를 허용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28조는 친고죄에 대하여 고소할 사람이 없는 경우 이해관계인이 신청하면 검사가 10일 이내에 고소할 수 있는 사람을 지정하도록 정하며, 아동학대처벌법의 고소 특례 조항에도 고소할 사람이 없을 때 검사가 고소권자를 지정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25조~제228조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소와 신고는 구별됩니다. 아동학대처벌법은 누구든지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되거나 그런 의심이 있으면 지방자치단체나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웃이나 교사처럼 고소권이 없는 사람도 신고를 통해 수사의 단서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범죄와 성범죄는 대부분 고소 없이도 수사가 진행됩니다. 성범죄의 경우 2013년 6월 친고죄 규정이 폐지된 뒤 발생한 사건은 고소가 없어도 수사가 진행될 수 있고, 그 전에 일어난 사건에는 당시의 친고죄 규정과 고소기간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 사건에서도 모욕처럼 고소가 필요한 죄가 함께 문제되는 경우에는 고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고소인 지위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고소인은 수사 결과를 통지받고,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신청하거나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항고하는 등 불복 절차를 밟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 사이의 고소에는 확인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형사소송법은 원칙적으로 자기나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나 아동학대처벌법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은 이 제한에 예외를 두어, 아동학대범죄와 성폭력범죄에서는 직계존속도 고소할 수 있게 합니다. 따라서 피해아동 쪽에서 부모를 고소하는 형태가 되더라도 이 제한 때문에 고소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친권 자체를 다투는 근거도 따로 있으며, 법률마다 적용 범위가 다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청소년성보호법)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사건의 가해자가 피해아동·청소년의 친권자나 후견인이면 검사가 친권상실 선고나 후견인 변경을 청구하도록 정합니다. 아동학대처벌법은 아동학대치사·아동학대중상해 등 법률이 정한 아동학대범죄에서 검사가 청구하도록 정합니다. 두 법률 모두 청구하지 않아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로 합니다. 그 밖의 아동학대 사건에서도 길은 열려 있습니다. 아동복지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검사가 친권 남용이나 아동학대 등 중대한 사유를 발견하면 법원에 친권 제한이나 친권상실을 청구하도록 정하고, 민법 제924조는 자녀의 친족이 가정법원에 친권 상실이나 일시 정지를 청구할 수 있게 합니다. 민법은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면 4촌 이내 친족의 청구로 친권자를 다른 부모로 바꿀 수 있게도 합니다.

실무상 의미: 상황별로 직접 할 수 있는 절차 비교

같은 가족이라도 법정대리인인지, 단순한 친족인지에 따라 직접 신청할 수 있는 절차가 달라집니다. 상황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공동친권자 중 한 명이 가해자인 경우: 다른 부모도 법정대리인이므로 형사소송법 제225조에 따라 독립하여 고소할 수 있습니다. 피해아동을 위한 변호사 선임과 피해아동보호명령 청구도 법정대리인으로서 직접 합니다.
  • 단독친권자가 가해자이고 다른 부모나 조부모가 있는 경우:
    • 고소: 친족으로서 제226조에 따라 직접 고소할 수 있습니다.
    • 응급조치: 아이를 즉시 떼어 놓아야 할 만큼 급박하다면 신고할 때 그 사정을 알립니다. 사법경찰관리나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은 현장에서 응급조치로 아동학대행위자를 피해아동으로부터 격리하거나 피해아동을 보호시설·의료기관에 인도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은 긴급임시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 임시조치: 사법경찰관이 신청하거나 검사가 청구하여 법원이 결정합니다. 피해아동, 법정대리인, 피해아동의 변호사,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장은 그 청구나 신청을 요청할 수 있으며, 가족은 신고할 때 분리가 필요한 사정을 수사기관에 알리는 방식으로 관여합니다.
    • 피해아동보호명령: 판사가 직권으로 하거나, 피해아동, 법정대리인, 변호사,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청구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가족은 피해아동의 변호사나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여 청구를 요청합니다.
    • 친권 상실·정지·변경 청구: 민법상 친권 상실·정지 청구와 친권자 변경 청구는 친족이 가정법원에 직접 합니다. 친권자 변경은 친권자를 다른 부모로 바꾸는 절차이며, 조부모가 아이를 맡으려면 친권 상실·정지와 함께 후견 절차를 검토합니다.

위 사례에 적용하면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머니는 먼저 112에 신고하거나 가까운 경찰서를 방문하고, 또는 시·군·구청의 아동학대 담당 부서에 신고합니다. 이어서 친족 자격으로 고소장을 경찰서나 검찰청에 제출합니다. 사건이 진행되면 피해아동의 변호사가 선임되었는지 확인하고, 분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 변호사나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피해아동보호명령 청구를 요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가정법원에 친권 정지나 친권자 변경을 청구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만합니다. 형사 절차와 가사 절차는 원칙적으로 따로 진행되므로, 한쪽의 결론을 기다리지 않고 필요한 신청을 나란히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 실무상 의미가 있습니다.

피해아동 변호사는 법정대리인이 가해자인 사건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성폭력처벌법은 피해자를 위한 변호사 선임의 특례를 두고,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으면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선정할 수 있게 합니다. 다만 19세 미만 피해자 등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에는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야 하므로, 성폭력 사건의 피해아동은 국선변호사 선정이 검사의 의무입니다. 아동학대처벌법도 피해아동에게 변호사가 없으면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선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규정은 2021년 3월 개정으로 의무 규정이 되었으므로, 그 전에 일어난 학대에는 개정 전 규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두 법률 모두 피해아동에게 변호사가 없으면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선정해야 하므로, 선정되었는지 담당 수사기관에 확인합니다. 검찰 단계의 피해자 지원 절차는 대검찰청 누리집에서 범죄피해자 지원 안내를 찾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 선정 시점은 사건마다 다르므로 선정되지 않았다면 담당 검사에게 요청합니다.

준비 목록: 신고·고소 전에 정리할 자료

친권이 없는 가족이 나설 때는 먼저 자신이 어떤 자격으로 절차를 밟는지 증명해야 합니다. 그다음 피해 정황을 왜곡 없이 전달해야 합니다. 다음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면 수사기관과 법원에 설명하기 쉬워집니다.

  • 친권자 지정 사항이 기재된 자녀의 기본증명서(상세)와 가족관계증명서를 준비합니다. 이 서류로 가해 의심인이 법정대리인인지와 본인이 친족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이혼 판결문이나 협의이혼 시 친권자·양육자를 정한 서류, 면접교섭 관련 결정문을 준비합니다.
  • 아이가 한 말을 들은 날짜, 장소, 상황을 기록하고, 아이가 쓴 표현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적습니다.
  • 상처 사진은 촬영 날짜가 남도록 보관하고, 진료를 받았다면 진료기록을 함께 준비합니다.
  • 면접교섭 일정과 실제 만난 날짜를 정리합니다. 피해를 알게 된 시점과 경위를 설명하는 데 쓰입니다.

기록을 정리할 때는 직접 보고 들은 사실과 추측을 나누어 적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의 팔에서 멍을 본 것은 관찰한 사실이고, 누가 그 멍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짐작은 추측입니다. 사진과 진료기록은 원본을 보관하고 사본을 제출하며,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은 다른 저장 장치에도 옮겨 두면 분실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는 고소장을 작성할 때나 담당 수사관과 처음 상담할 때 함께 제출하면 됩니다. 아이의 상세한 진술은 수사기관이 정한 절차에서 받게 되므로, 가족이 미리 받아 둘 필요는 없습니다.

유의점

아이에게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거나 특정 답을 끌어내는 질문을 하면 진술의 신빙성이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가족은 아이가 스스로 말한 내용을 기록하는 데 그치고, 구체적인 진술 청취는 수사 절차에 맡깁니다. 또한 친권자의 동의 없이 아이를 데려온 뒤 돌려보내지 않으면 부모라도 미성년자 약취·유인 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아이를 떼어 놓아야 할 때는 응급조치, 임시조치, 피해아동보호명령 같은 공적 절차를 이용합니다.

가해 의심인인 친권자가 아이의 법정대리인 자격으로 합의서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면을 내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해가 서로 충돌하는 사람이 아이를 대리하여 낸 의사표시는 그 효력이 문제될 수 있으므로, 이런 사정을 알게 되면 수사기관과 피해아동의 변호사에게 바로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에게 합의를 강요하거나 진술을 바꾸도록 압박하는 정황이 있다면 그 내용도 날짜와 함께 기록해 둡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가해 의심인이 친권자라면 신고와 친족 고소부터 진행하고, 필요하면 친권 정지나 친권자 변경 청구를 가정법원에 따로 낼 수 있습니다.